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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프랑스

프랑스 지역별로 즐겨보는 해산물

by paris yj 2024. 4. 2.

프랑스는 3면이 바다에 접해 있어 다양한 해산물을 즐길수 있는 나라입니다. 입에서 살살 녹는 노르망디의 가리비, 바다의 맛을 품은 브르타뉴 해초, 은은한 맛의 코르시카 성게까지, 다양한 해산물의 맛과 풍미를 느낄수 있습니다.

 

꼬트 드 오팔(Côte d’Opale)의 홍합과 청어

매년 9월 초, 오 드 프랑스(Hauts de France)에 위치한 릴 벼룩시장에서는  화이트 와인에 넣고 익힌 홍합과 길쭉하게 잘라서 튀긴 감자를 함께 먹는 물 프리트(moule frites) 로 수 톤의 홍합이 소비됩니다. 프랑스에서는 ‘R’이 철자에 들어간 달에 해산물을 먹어야 한다고 하는데, 9월은 ‘R’이 포함된 달의 시작점으로 신선하고 우수한 품질의 홍합을 먹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고 합니다. 프랑스에서는 북해뿐 아니라, 벨기에 국경 지역에서부터 몽 생 미셸까지, 넓은 지역에서 홍합 양식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양식에 이용되는 말뚝에서 이름을 딴 ‘부쇼(Bouchot) 홍합은 2013년 전통 특산품 보증(Spécialité Traditionnelle Garantie) 라벨을 처음 획득한 프랑스 특산품이기도 합니다. 다른 홍합들보다 유난히 광택이 도는 검은 껍질, 크림색에서 밝은 오렌지색을 띄는 살, 특히 입 안에 들어가자마자 사르륵 녹아내리는 식감과 풍미를 가지고 있어 화이트 와인이나 크림, 혹은 마늘이나 커리 등을 넣어 다양하게 조리되어지고 있습니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또 다른 해산물은 푸른 등에 은빛 배를 지닌 청어입니다. 오랫동안 교역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생선의 왕”이라는 별칭을 얻은 청어는 먹는 방법이 다양하며 내장을 비우고 소금 간을 하여 가볍게 훈제한 것을 키퍼(kipper)라고 합니다. 


노르망디의 가리비

닫았을 때 부채꼴 모양을 하고 있고, 최고급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에 사용되는 식재료는 바로 가리비(coquille Saint-Jacques) 입니다. 노르망디에서 가리비는 10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디에프(Dieppe)에서 포르 앙 베생(Port-en-Bessin)까지 조개 잡이 배들이 해저를 훑으며 가리비를 채취합니다.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하는 가리비는 항구에 도착한 후 우수 품질 인증 라벨인 라벨 루즈(Label Rouge)를 받으며 ‘진짜’ 가리비로 인증 받는다. 프랑스에서 가리비는 주로 술(브랜디나 럼)으로 불태우는 플람베(flambé) 조리법으로 요리 하거나, 레몬즙을 넣고 뭉근하게 익혀 먹습니다. 가리비는 철분, 아연, 마그네슘 및 비타민이 풍부한 해산물입니다.


브르타뉴의 해조류

갈색, 빨간색, 파란색, 녹색 등 브르타뉴에서 수확되는 각양각색의 해조류로는 튀긴 꼬시래기, 바다의 향을 품은 미역, 가늘고 반투명하며 강한 맛을 가진 붉은 해조류, 초밥으로 유명한 김, 환상적인 영양제 스피룰리나, 스무디나 칩으로 만들어 먹기도 하고, 포장지 제조에 사용되기도 하는 갈파래까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브르타뉴 해안은 유럽에서 가장 큰 해조류 재배지로 국제적으로 유명한 해조류 연구 센터가 위치한 로스코프(Roscoff)는 ‘해초의 수도’로 불리기도 하며, 뛰어난 수질 덕분에 이곳에서 자란 해조류는 유기농 식품으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미욕을 제외한 대부분의 해초는 썰물 때 수작업으로 수확한다고 합니다.

 


페이 드 라 루아르(Pay de la Loire)의  소금

소금은 수천 년 전부터 우리의 식탁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아주 중요한 조미료입니다. 페이 드 라 루아르, 특히 게랑드(Guérande) 반도 혹은 남쪽에 위치한 방데(Vendée) 지방의 누아르무티에 섬(île de Noirmoutier)에서는 아직까지도 전통적인 수작업 방식으로 소금을 채취하고 있습니다. 염전 노동자들의 일과는 여전히 햇빛과 바람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된다. 품질을 보장하는 라벨 루즈(Label Rouge)와 IGP를 획득한 게랑드 소금은 여전히 소금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표면의 얇은 크리스탈 층으로 만든 플뢰르 드 셀(fleur de sel)은 그 중에서도 최고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아르카숑(Arcachon) 연안의 굴


바닷물에 모래 및 다양한 성분이 많이 섞인 이 지역에서 그 유명한 아르카숑 캅 페레 굴이 수 백 년 된 전통 기법으로 양식되고 있습니다. 소나무 향을 느끼며 자전거 페달을 밟은 후, 굴 양식업자가 까주는 싱싱한 굴을 먹으면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해질 것입니다. 굴에 레몬즙을 살짝 뿌리거나, 샬롯 소스에 살포시 찍어서 먹으면 진정한 바다를 맛보실수 있을거예요. 앙데르노스 레 뱅(Andernos-Les-Bains)에서는 매년 12월 첫 번째 토요일에 굴 축제가 열린다고 합니다.

 


프로방스 부야베스


프로방스 지방과 마르세유를 대표하는 요리, 부야베스(Bouillabaisse) 를 제대로 만들려면 적어도 지중해산 근어(암초나 해초 사이에 서식하는 생선) 1~3 kg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근어 종류에 속하는 생선은 쏨뱅이, 놀래기, 성대, 달고기, 조기, 백색 참돔, 곰치, 아귀, 붕장어... 이런 다양한 재료 덕분에 과거에는 가난한 자들의 음식으로 치부되었던 부야베스가 오늘날 그 독특한 향미를 인정받게 되었고 고급 요리로 재평가되었습니다. 프로방스 지방 사람들은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레시피를 가지고 있는데, 모든 레시피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사항은 ① 최소한 7가지의 다른 근어를 사용할 것, ②끓기 시작하면 바로 불을 줄일 것입니다. 또한 음식을 내놓을 때도 항상 두 그릇을 사용해야 합니다. 한 그릇에는 생선을 담고, 다른 그릇에는 수프를 담아 아이올리(마늘과 올리브유로 만든 지중해 소스), 루이유(프로방스 지방의 소스)를 넣고 마늘로 문지른 빵을 올려 내놓습니다. 


코르시카 성게

여름철 코르시카 해변의 수정처럼 맑은 물에 발을 담그면, 우리의 발바닥을 찌르는 무서운 성게를 만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겨울이 되면 이 성게가 맛있는 식재료가 되어 프랑스 식탁에 오릅니다. 성게는 12월 15일에서 4월 15일 사이에만 채취가 가능하며 채집할수 있는 양도 제한됩니다. 코르시카 섬에서는 성게를 이 지니(I Zini)라고 부르며, 삐죽삐죽 튀어나온 가시 때문에 ‘바다의 밤’이라고도 불려집니다. 작은 스푼으로 껍질을 깐 성게 살을 조심스레 들어 올린 후, 빵 한 조각 혹은 와인 한 모금을 곁들여 먹으면 코르시카 성게의 맛을 완벽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꼬뜨 베르메이(Côte Vermeille)의 앤초비

앤초비는 푸르스름한 비늘에 붉은 살코기를 가지고 있으며, 아주 독특한 맛을 냅니다. 로마 시대부터 최고의 식재료로 여겨졌으며,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도 많은 각광을 받았습니다. 옥시타니 지방, 베르메이 해변에 위치한 콜리우르(Colioure)의 작은 항구는 아주 오래전부터 앤초비에 특화되어 앤초비 수제 절임, 발효, 저장 기술이 발달했습니다. 2004년에는 세 가지 형태로 가공한 앤초비 상품(앤초비 소금 절임, 앤초비 필레 절임, 오일에 담근 앤초비 필레)로 지역적표시보호(IGP) 라벨을 획득했으며, 지금도 대표적으로 로크(Roque)와 데클로(Desclaux) 통조림 공장에서 전통 가공 방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필레뿐만 아니라 앤초비 크림, 잘게 다진 앤초비 요리, 앤초비로 속을 채운 올리브와 파프리카 등 다양한 요리를 먹어볼수 있습니다.